드디어 입원 날. 아침 8시에 신장 스캔 검사가 잡혀있었다.
입원수속은 오후에 시작되는데 이놈의 신장 스캔 때문에 나는 또 새벽같이 일어나 병원으로 가야 했다.
가뜩이나 챙길 짐도 많고 괜히 정신도 없어서 허둥댔지만 다행히 딱 맞게 도착했다.
신장검사를 마치고 나니 남은 시간은 대략 6시간.
일단 구내식당에서 밥부터 먹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푸드코트에 열려있는 식당이 한군데밖에 없었어서 메뉴 선택권은 거의 없는 셈이었다.
분명 삼성병원 밥이 맛있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정말 별로였다.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삼성병원은 암병동 밥이 맛있는 것 같다.. 이 때 먹었던 곳은 암병동이 아니었음ㅋ..)

입원날이 월요일이었기에, 최종 입원 알림 문자를 금요일에 받았다.
사실 난 이 때쯤은 병실이 배정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심지어는 전화로 한 번 물어보기도 했는데 무조건 입원 당일에 알려준다는 답만 돌아왔다.
이틀 전에 갑자기 생리가 시작되는 바람에 제발 다인실은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는데..
그냥 기다리는 것 밖에는 별 다른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맛 없는(?) 아침식사를 하고 남은 5시간동안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둘 다 긴장해서 잠을 제대로 못 자 너무 피곤한 상태였기 때문에 잠시 눈이라도 붙일 곳을 찾았다.
삼성병원 근처에 보호자나 방문객을 위한 숙박업소가 하나쯤은 있겠지 했는데, 아무리 검색해봐도 도보로 이동 가능한 곳은 없어보였다.
결국 차로 15분 정도 이동해서 비교적 깔끔한 모텔에 체크인을 했다.
(그 마저도 방이 특실밖에 안 남았다길래 아주 널찍한 방에ㅋㅋㅋㅋㅋ 들어갔다)

그래도 뒤척거리다 두어시간 정도 잠을 잤는데, 오후 1시쯤 문자가 왔다.
6인실로 배정되었다는 .. 안내문자..
제발 6인실만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젠장.
일단 가서 바꿀 수 있는 병실이 있으면 예약이라도 걸어볼 마음으로,
(3시에 내원하라고 되어있었지만 조금 일찍) 2시에 모텔에서 나왔다.
어차피 그 쯤 대실 시간도 다 되었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입원 수속을 했다.
일단 6인실로 안내를 받았는데 하필 6인실 중에서도 내 기준에서는 가장 안 좋은 자리였다.
출입문이 바로 앞이고 공용냉장고 두 대도 바로 옆에 있어서 보나마나 사람들이 엄청 지나다닐 것 같고,
6인실은 늘 문이 열려있기 때문에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겐 춥기도 가장 추울 곳이었다.
생리중이라 컨디션이 바닥이었던 나는 더더욱 절대 그 자리를 쓰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다른 등급의 병실을 여쭤봤더니 특실만 남아있다고 했다. (그것도 두 종류의 특실이 각각 하나씩만 남아있었다)
나는 내심 1-2인실을 쓰고 싶었지만 어차피 1인실을 쓰게 되면 보험 적용 못 하니까..
뭐 그렇게 따지면 1인실이나 특실이나 병실비 폭탄은 비슷할 것 같길래
남아있다고 하는 두 종류의 특실 중에서 덜 비싼 특실(?)로 선택했다.

확실히 좋았다. 천국같았다. 더 비싼 특실은 들어가보지 못해서 어떻게 생겼는진 모르겠지만 아주 쾌적했다.
나 혼자 쓸 수 있는 냉장고에, 전자레인지, 테이블, 의자, 그리고 보호자 침대도 푹신푹신한 소파베드로 준비되어 있었다.
사실 병실은 내가 편하자고 옮긴 것도 있지만 나를 일주일간 케어해줘야 하는 보호자를 위해서 옮긴 것도 있었는데,
내 보호자는 잠자리에 넘 예민(..)하시기 때문에 그 좁디좁은 6인실 간이침대에서 일주일을 자게 했다간
보호자의 건강이 나빠져 (ㅋㅋㅋㅋㅋ) 막바지로 갈수록 내가 제대로 된 케어를 못 받을 것 같았다(ㅋㅋㅋ)...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입원수속은 마쳤고,
특실이 비싸다보니 간호사분들이 1인실로 예약을 걸어주겠다고 하셨다.
하루이틀 내로 1인실이 하나 빠질 것 같으니 봐서 그리로 옮겨주시겠다고.
뭐가 됐든 좋았다. 나중에 병실비를 결제할 때 울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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