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던 타병원 진료 예약날.
오전에 한 군데, 오후에 한 군데를 다녀야 한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사실 잠을 잘 못 잤다) 초음파, CT, MRI 영상을 꼼꼼하게 챙기고 진료의뢰서도 예쁘게 봉투에 넣어 가지고 나왔다.
처음 도착한 병원의 비뇨기학과는 아주 시끌벅적했다.
50-60대 남성분들로 가득했는데 그 중엔 제주도에서 비행기타고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한참을 대기하다 오전 9시, 드디어 안내를 받았다. 간호사님이 너무 생소한 단어들을 래퍼처럼 빠르게 읊어주셨는데 왠지 기가 쪽쪽 빨렸다.

예약한 시간에서 1시간이 훌쩍 넘으니 드디어 교수님을 뵐 수 있었다.
“일단, 90% 정도 신장암이에요.”
첫 병원에서보다 훨씬 높은 확률이었다.
교수님은 노트에 직접 신장을 그려가며 설명을 해 주셨다.
역시나 내 혹의 크기와 위치가 나쁘다는 것이었다.
혈관과 닿아있고 안쪽으로 파고들어 있어서 같은 크기를 도려내더라도 훨씬 많은 부위를 절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게다가 수술 부위에서 소변이 새거나 피가 새는 등의 합병증 확률도 더 높다고 했다.
“그래도, 10% 정도는 암이 아닐 확률도 있고 환자분 나이가 워낙 젊으시기 때문에 최대한 신장을 전체 절제하지 않고, 살려는 볼거에요.”
이전 병원에서 우측 신장 전절제 소견을 들었던 내게는 부분절제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희망적이었다.

칼잡이라는 별명을 가진 교수님이라고 했다.
별명에 걸맞게 자신감있는 말투.
신뢰가 생겼다.
3분간의 짧은 대면을 끝으로 교수님의 일정에 맞춰 수술 날짜를 받았다.
앞으로 딱 한 달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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