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수술 이후부터 병원밥이 어떻게 나오는지 차근차근 포스팅해보려고 한다.
수술 이전 ~ 수술 당일 : 금식
당연히 수술 전에는 금식이었다. 나는 하필 수술이 마지막 순번이었기 때문에 오후 한시 넘는 시간까지 계속 금식을 유지해야 했는데 물 한모금조차 허락되지 않아서 정말 힘들었다. 만약 수술이 오전이라면 전날 관장과 함께 금식을 하고, 자고 일어나면 거의 바로 수술하러 출발하기 때문에 조금 덜 힘들 것이다. 수술 이후에도 그 날은 물을 마음대로 마실 수 없었고, 다만 내가 너무 목말라하고 힘들어하면 보호자인 철매가 거즈에 물을 묻혀 입술 위에 톡톡 대 주었다.
수술 다음날 : 미음
수술 다음날이 되자, 길고 긴 완전금식이 끝나고 이제 물은 마셔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아침식사도 제공되었다.
나는 어쩌다보니 시간대가 좀 꼬여서 (1편 참고..) 금식 시간이 정~~말 길었는데, 물론 몸이 너무 아파서 배가 고프다는 느낌이 크게는 없었지만 진통제가 잘 들어서 통증이 좀 줄어든 순간에는 뭘 먹고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충격. 첫번째 병원밥은 미음이었다. 뭐라도 씹을 게 있겠지, 하고 장장 48시간만의 저작운동을 기대했는데 전.혀. 없었다.
[메뉴]
맑은쌀미음
국(국물만)
유자차

정말 조금의 건더기도 없어서 허무했지만 아쉬운대로 한 술 뜨자마자 미음을 받은 것이 이해가 됐다. 분명 뭐라도 먹고싶고 씹고싶었는데 미음이 들어가자 갑자기 메스꺼워졌다..
그렇게 그 날 하루는 내내 미음을 먹었다. 신기한 것은, 아침에는 분명 한 술만 들어도 속이 바로 메스꺼워졌었는데 같은 날 몇 시간 후 점심식사로 받은 미음은 완전 싹싹 비웠다는 것!
수술 3일차 : 미음 -> 죽
그 다음날도 아침은 미음이었다. 이제는 미음 정도 소화하는 것은 쉬웠고, 슬슬 몸 상태도 좋아지기 시작하던 참이다.

점심식사부터 죽으로 바뀌어 제공받았다. 입원하고 처음 보는 씹을 거리였다.
[메뉴]
버섯죽
건새우무국
돈채볶음
얼갈이나물
맛살야채볶음
백나박김치

너무 기쁜 마음에 바로 먹기 시작했지만 안타깝게도 입이 깔깔~한 것이 마음만큼 술술 넘어가지 않았다. 일단 3일 사이 위가 많이 줄어있었고, 고기나 나물류를 먹으면 입안에서 겉도는 느낌만 나고 어떤 '맛'인지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많이 남겼다. 이 때부터 식후에 소화제를 한 알씩 받았는데, 복대를 꽉! 채우고 있었기 때문에 소화불량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날 저녁식사는 역시 죽이었다. 하지만 점심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고, 싹싹 다 먹진 못했어도 절반 이상 비웠다. 즉, 내 몸이 조금 더 호전되었다는 뜻이었다.
[메뉴]
흰죽 + 양조간장
닭가슴살국
느타리버섯볶음
잡채
삼치구이
백나박김치
이 때는 완전히 죽을 싹싹 비웠다. 한 가지 이상했던 점은 미각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는데 아무리 죽에 양조간장을 들이부어도 짠 맛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정도였다. 교수님 회진 때 이에 대해 여쭤보기도 했었는데 그런 건 연관이 전혀 없다고 하셔서 더 의아했다. 내가 입원하러 올 때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았고 감기도 심하게 걸려있었는데 그게 어느정도 영향을 줬던 것 같다.
*이 미각이슈(!)는 수술4일차에 서서히 사라졌다.
수술 4일차 : 일반식과 특식
이 날 아침부터는 일반식을 먹었다. 잡곡밥과 국, 생선이나 고기반찬, 나물류 등등. 얼마만에 먹는 "밥"이었는지..

이 때쯤에는 컨디션이 굉장히 많이 좋아졌고 소화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으며, 미각도 돌아오고 그 덕에 식욕까지 폭발했다. 하지만 밥 한 공기를 다 비우는 일은 힘들었다.
특식 : 해물칼국수
아침식사 때, 점심 선택식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

B 선택식 란에 보이는 해물칼국수. 아니 무려 해물칼국수를 먹어도 된다니? 내가 그 정도로 괜찮아졌단 말인가!? 감격에 겨워서 당연히 선택식으로 먹겠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되고, 칼국수를 받자마자 와 이제 밀가루로 점철된 음식을 먹어도 된다니! 하며 기쁜 마음으로 칼국수를 싹싹 먹..으려고 했으나 그간 병원밥이 꽤 맛있어서 칼국수에 대한 기대를 너무 크게 했나보다. 정말 맛이 너~무 없어서 국물만 좀 떠 먹고 말았다.
대신, 밀가루로 된 다른 음식, 빵을 먹었다. 본관까지 직접 걸어가서 아티제 빵을 사온 것이다 후후 아무래도 위가 줄어있어서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속세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아주 기쁜 시간이었다.

드디어 내가 밥을 싹!싹! 비운 첫 끼니여서 기록한다. 같은 날 저녁식사인 카레밥이다. 내가 원래 카레를 엄청 좋아하기도 하지만, 슬슬 병원밥 특유의 맛에 질려가고 있었는데 마침 카레가 나와줘서 아주 흡족하게 먹었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니 확실히 몸에도 힘이 좀 생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수술 5일차 : 인기가요 샌드위치
이후로는 이제 모든 것을 다 먹어도 되었기에 (심지어 편의점에서 컵라면도 - 허락 받고 - 사다 먹음) 하나하나 기록하진 않았다.

하지만 두둥, 선택식에 인기가요 샌드위치라는 글자를 본 순간 고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유명한 인기가요 샌드위치를 내가 병원에서!!!!!!! 먹어보게 되다니. 어떤 재료가 들어간 샌드위치인줄도 몰랐고, 다만 엄청 인기가 많아 편의점에서까지 판매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결론적으론 정말 맛이 없었다. 어떻게 생긴건지 알고 싶었을 뿐이니까 괜찮지만 빵이 너무 돌덩어리처럼 굳어있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결국 빵 사이 내용물만 빼 먹은 정도로 마무리했다, 기회가 된다면 바깥에서 꼭 다시 먹어보자고 생각하며.
수술 이후 병원 식사 정리
마지막으로는 오늘의 글을 짧게 정리하며 포스팅을 마치겠다.
수술 직후(당일) - 금식
2일차 - 건더기 없는 액체류와 미음
3일차 - 소화 상태 봐서 죽으로 변경
4일차 이후 - 소화 상태 봐서 일반식으로 변경,
빵류를 포함한 모든 간식 섭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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