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첫 진료를 보게 되었다.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내 복부초음파영상이 담긴 CD를 기계에 등록하고 비뇨의학과로 올라갔다.
(신장 관련이라 신장내과인 줄 알았는데 신장암은 비뇨의학과에서 본다.)
진료순서를 기다리는데 조금 떨리는 것 같길래 의사친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진정하려고 노력했다.
‘원래 검진센터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있으면 상급병원으로 바로 보내. 특성상 엄청 보수적으로 말하기도 하고. 별 일 아닐거야~‘
“음.. 뭐가 있긴 있네요.”
절망적이었다. 의사는 첫 마디부터 내 기대를 바로 뭉개버리더니 초음파영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게 오른쪽 신장이고 이게 왼쪽 신장이고, 간은 여기 있고 내 혹은 그 아래에 이렇게 붙어있고, 크기가 어떻고..
아무리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신다 해도 손발이 달달 떨리고 머리가 핑 도는 불안감 속에서 내가 제대로 이해할 리가 없었다.
“그래서, 확실하게 보기 위해서는 ct를 찍어야 해요. 아 근데 이거 웬만하면 오늘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 금식 하고 오셨죠?”
나는 그 날 바로 복부CT를 찍었다.

CT검사 결과를 듣기까지는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다.
나는 이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때 되면 일어나고 때 되면 출근하고 때 되면 퇴근하긴 했지만 밥은 제대로 못 먹었고 당연히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진짜 암일까?
하긴, 암 확률이 낮았다면 의사가 이렇게 서둘러서 ct를 권하지 않았겠지.. 싶다가도,
아니지, 의사들은 원래 최악의 케이스를 먼저 얘기하니까..
(온라인에서 발견한) 이 사람도 나랑 같은 케이스인데 결국 암이 아니었던 걸 보면..
그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암일리가 없다.
매일 이런 흐름의 생각들이 반복됐다.
미리 걱정하는 건 손해라는 생각으로 사는 편이라 최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번 건 내 인생에서 최고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내심, 이게 암은 아닐거라는 뭔지 모를 믿음이 내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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