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꾸투병일기 / / 2023. 12. 3. 17:35

결국 신장암 환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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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장암 확률 70%, 지방종 확률 30%

- 우측신장 전절제 수술 필요

- 원한다면 조직검사 적극적으로 고려

 

MRI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간 날 내가 들은 결론이었다.

물론 나는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가 끝났고 예상했던 일이어서 많이 놀라진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신장을 아예 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정말 절망적이었다.

 

왜 하필 내 혹은 위치도 크기도 안 좋아서..

 

 

 

교수님은 다른 환자의 씨티까지 보여주시며 내 혹의 위치가 얼마나 안 좋은지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신장의 아래쪽으로 겉 표면에 예쁘게(?) 붙어있으면 혹만 똑! 하고 떼어낼 수 있는데, 내 혹은 대동맥과 맞닿은 신장 위쪽으로 나 있었고 심지어 겉이 아니라 안 쪽으로, 아주 입체적으로 파고들어있었다.

 

 

 

 

 

 

 

내 혹이 악성이 아니기만 하다면 조금 더 지켜봐도 된다.

혹이 너무 커져서 다른 장기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추적관찰만 열심히 하면 된다.

 

 

하지만 암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었다.

 

 

보통 이런 경우 다른 암은 조직검사를 통해서 악성을 구별해내지만, 신장암은 조직검사의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

신장에 생기는 암덩어리는 신장의 안 쪽이 아니라 바깥쪽에 붙어 시작되기 때문에, 조직검사를 자칫 잘못 했다가는 암세포들이 다른 장기나 혈관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무시무시한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은 적극적으로 조직검사를 고려해보려고 하셨다.

선택은 내게 넘기셨지만 잘 생각해 보라고, 아무래도 나이가 아직 젊기 때문에 신장 하나를 다 떼어내는 것은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근데 신장 하나 없어도.. 괜찮긴 하죠?”

“네, 뭐.. 기증도 하고 하니까요.”

 

 

교수님과 얘기하며 어느새 체념해버린 나는 하나의 신장으로 나머지 삶을 살아갈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

 

조직검사를 해 봤자 암이 맞을거라고, 3박4일 입원해서 그 무시무시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고생을 하고싶지는 않다고, 나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신장이 하나 뿐이어도 기능에 이상이 없다면 무난하게 살 수 있다는 교수님 말씀을 듣고, ’네 그럼 됐죠 뭐.‘ 라고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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