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꾸투병일기 / / 2023. 11. 29. 20:54

갑자기 건강검진을 받았고 갑자기 암 의심 소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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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인생 처음으로 몸 구석구석 건강검진을 받았다.

시력검사, 청력검사, 별별 검사를 다 받던 중 갑자기 의사와 상담이 잡혔다. 

 

복부초음파를 본 직후였다. 

 

 

 

“신장에.. 뭐가 있어요. 혹시 증상이 있진 않았나요..?”

 

의사는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의사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서 갑자기 손발이 차가워졌다. 

옆구리가 아프다거나 혈뇨를 본다거나 뭐가 만져진다거나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나는 그런 건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고 대답했다. 

 

 

 

”이게.. 좀 나쁜 것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쁜 것이라면.. 암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다고 했다.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단어였다. 내가 암이라니..

지금 당장 ct를 찍자는 의사의 말에 순간적으로 머리가 하얘졌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물었다.

(다시 생각해도 이 의사의 표정이 너무 심각하고 금방이라도 울 듯해서 더 무서웠다.)

 

 

“만약에 암이라면.. 치료하면 되는건가요?”

 

“네 뭐.. 치료가 되긴 하는데..”

 

의사는 여전히 울듯한 얼굴로 말끝을 흐렸고 나는 ct를 찍는 것 조차 두려워졌다.

 

 

의사는 이번엔 ct검사를 위해 투여할 조영제 부작용에 대해 줄줄 설명했다.

두드러기, 발진, 구토와 같은 반응이 생길 수 있으며 희박한 확률이지만 심각한 경우에는 쇼크라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울 것 같은 그 얼굴과 한참을 대화했으니  슬슬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무서웠다. 

희박하다는 건 어느 정도를 말하는 걸까, 너무 주관적인 거 아닌가, 그 확률에 내가 걸리면 어쩌지..

 

 

간호사가 나를 잠시 방에서 데리고 나왔다. 

 

“10분 정도 후에 반응을 볼게요.“

 

부작용 테스트를 위해 팔에 소량의 조영제 주사를 맞았다.

혼자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는데 갑자기 구역감이 밀려왔다. 온 몸이 차가워지면서 달달 떨렸다.

조영제 때문인지 내 기분 때문인지 나는 알 수가 없었다. 십분 뒤 찾아온 간호사에게 너무 춥고 속이 메스껍다고 하자 간호사가 ‘네????’ 하며 깜짝 놀랐다.

 

곧바로 다시 만난 의사는 지금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보이니 ct는 나중에 찍자고 했다. 이럴 때는 부작용 확률이 더 높아진다고 했다. 

대신 바로 의뢰서를 써줄테니 큰 병원으로 최대한 빨리 가서 꼭 ct를 찍어보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나는 아직 남은 검진을 끝까지 진행했다.

중간중간 생기는 대기시간마다 혼자 소파에 앉아 포털사이트에 신장암을 검색하고, 관련 카페에 가입하고, 몇 개의 글들을 읽었다. 

암 환자는 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 

 

 

검진을 마치고 나와서, 의사일을 하고있는 오랜 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했다. 친구는 순간 좀 놀란 것 같았지만 이내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원래 혹 한두개씩은 다들 달고 사는거야~”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병원에서 ct나 한 번 찍고 오라고 했다.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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